*[21.11.19.금] 수술한 다음 날
곧 오전 6시다.
이제 물을 마실 수 있게된다.
어제 전신마취로 기도쪽이 시간이 갈수록
많이 따가웠다.ㅠ
하... 물 한 모금을 살짝 마셨다.
기도가 넘 따갑다.ㅠㅠ
물도 한꺼번에 많이 못 마시겠다.
갑자기 들어가면 속에서 놀랄까봐 무섭다.
새벽 5시 30분쯤 간호사님이 오셔서
링겔을 2개에서 1개로 줄이고
채혈을 해갔다.
채혈한 이유는 수혈이 필요한지 체크하셔서
필요없으면 손등 한쪽의 링겔 호스를 제거하신다 했다.
물어보지 않아도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감사했다.
오전 6시부터 물 섭취 가능
점심에 미음
저녁에 죽 섭취 가능
지금부터 걸어도 상관없지만
아직 배도 아플거고
링겔 주입량과 소변량을 비교해서
소변이 원활한지 체크 후 소변줄 빼면
그 때부터 걸어도 된다고 하셨다.
교수님의 아침회진
"어제 배 어땠나? 많이 아프지 않았나?"
"아까 채혈한 피검사 결과, 수혈은 필요없네~
수술 때 다행히 피를 많이 흘리지않은 것 같아.
기도가 많이 아플거야. 너무 병실 건조하게 하지말고"
"소변줄은 언제 빼줄까?"라고 물으셨고
"최대한 빨리요.... 빨리 걸어야 회복이 빠르죠?"
"알았네 그럼 지금 뺍시다"
생각해보니 조금 전에 맞은 자궁수축제로
배가 갈수록 아파지는데... 소변보려면
변기에 앉았다 일어났다해야하는데ㅠㅠㅠ
그냥 점심 미음먹고 빼기로 했다.
아.. 이 글을 쓰는데도
배가 너무 아프다....ㅠㅠㅠ
자궁수축이 그만큼 잘되는 거겠지?
너무 아프면 진통제 주사 놔주신다 했으니
조금만 더 지내보고 못 참겠으면 말하자...
소변줄을 빼고
점심 때 나온 미음을 먹고
(흰쌀 미음, 동치미 국물, 된장국 국물, 계란미음찜)
천천히 일어나 걸어보기로 했다.
침대에만 누워있다가
앉기, 서기, 걷기까지...
제왕절개 수술 후 이 과정의 처음이 제일 힘들고
아프다...
무사히 앉았고 배가 찢어질 것 같았다.
그 다음 신랑을 붙잡고 인났는데
너무 아파서 이를 악물고 숨을 참았다.
신랑이 천천히 계속 숨을 쉬라고해서
숨을 크게 쉬었고 물 한 모금 마시고
한 발자국씩 내딛었다.
걸으면 많이 아플거라고
신랑이 페인부스터 한 번 누르고 가자고 해서 그런가
찐하게 누른 신랑덕분에
눈 앞이 비몽사몽, 너무 어지럽고 졸렸다.
어?! 왜 이러지?!
나중에 간호사님께 물어보니
오랜만에 일어나서 혈압때문에 어지러울 수 있고
페인부스터는 마약성진통제로 많이 사용하면
어지럽고 처질 수 있다고 했다.
신랑이 진정 나에게 마취총을 쏜 거였다....ㅠㅠ
결국 침대에 다시 눕고
더 이상 지체하면 유착되고 회복이 느릴까봐
다시 시도해서 병실 밖 복도를 한 바퀴 돌았다.
건양대 간호간병서비스 병실이 좋은 점은 산부인과뿐만 아니라
정형외과. 일반외과 등 다른 과도 있어서
예전과 같이 상처받을 일이 적었다.
첫째 레몽이를 잃었을 때는
일반 산부인과병원 입원실이었기에
병실 밖에서 걷는 내내
문 앞에 쓰여있는 산모이름, 아기 성별, 아기 체중을
볼 수밖에 없었다.
내 병실문의 아기 성별, 몸무게는 텅...비어있었고
기저귀, 유축한 모유를 들고 다니는 산모들을
볼 때마다 부러웠고 내 가슴은 찢어졌다.
이성기교수님의 회진
소변은 잘 봤는지, 배 아픈거는 어떤지 물어보셨고
내일 배 상처 소독하고 직접적으로 가는 진통제는
빼자고 하셨다.
저녁은 죽
(흰죽, 미역국, 계란말이, 시금치당근무침, 간장, 돼지&양배추 불고기)
오늘 아침부터 양쪽 귀 밑이 부어있었다.
점심 때 붓기가 가라앉길래 그러려니 했는데
저녁 때 입을 벌리기가 어려울 정도로 부었다.
간호사님께 말해서 교수님께 전달되고
일단 얼음찜질 후 계속해서 그러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기로 했다.ㅜㅜ
다행히 얼음찜질 후 바로 가라앉았고
아마 저녁먹기 전에 켜논 히터의 열로 인해
부은 것 같다.ㅠㅠ
저녁식사 후 잠이 들었고
일어나보니 저녁 10시...
오랜만에 4시간을 푹 잤다.
일어나보니 단유약이 처방됐고 1알 복용 후
소변을 보고 다시 걸었다.
이번 잠에서 깼을 때는
'우리는 왜 옆에 아기가 없을까...?
지금쯤 우리 순풍이도 살아있다면 아기침대에
누워있을텐데... 그 기분은 어떨까...?
2019년 임신부터 지금까지...
앞으로 22년을 포함해 4년동안 우리애기 얼굴은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궁금증만 품은채 살아가는 우리 부부...
순풍이가 보고싶다.
레몽이도 보고싶다.'
1. 소변줄 빼기
처음 2번 소변량, 시원함 측정해 말하기
2. 오후 2시쯤, 프라그민 주사 팔에 맞음
3. 저녁 식후, 단유약 1알 복용
4. 걷기 시작
5. 방귀(가스)배출
가스배출 확인 전에 먹을 수 있었음
6. 오늘 오전6시부터 물 섭취가능, 고개들기 가능
(수술 후 17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