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1.20.토] 2. 31주 3일 막달사산
21.11.13.
31주 3일 막달사산
최소 5주만 버텼으면 만날 수 있는
우리 딸을 허망하게 보낸 날
나의 티스토리 소개에 추가된 문구
'31주3일 막달사산'
이 티스토리를 쓰게 된 이유는
흔하지는 않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생각보다는 종종 일어나는
이 불행한 막달사산을 겪은 나로서는
나의 일상, 진료과정을 조금이나마 기록하여
누군가에게 도움과 희망을 주고 싶었다.
네이버 맘스홀릭에는
생각보다 '막달사산'을 겪은 산모들이 있었고
그들이 1년 후 아니면 몇년 후
건강한 아이를 낳았다는 글, 댓글만으로도
나에게 희망을 주었다.
막달사산, 습관성 유산으로 유명하신
건양대학교병원 이성기교수님과의
상담, 진료내용을 조금이라도 기록해놓은다면
분명 누군가는 이 글을 보고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대학병원 교수님을 만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으니...ㅠㅠ 더더군다 먼 거리에 살고있어 다른 병원을 선택하는 분들도 있기에)
나는 약하지는 않은 사람이다.
첫 막달사산을 겪었을 때도
울다 웃다 울다 웃다했지만
차츰차츰 웃는 일이 많았고...
비록 첫 아이를 낳기 30분 전에
태아 내 원인모를 심정지로 허망하게 보냈지만
아이를 잃음보다
내 옆에 있는 신랑, 가족들이 있음에
불행보다 축복이 더 많은 나임을 깨닫고
내 삶에 대해 감사함이 더 컸다.
하지만 이런 나에게도
두 번째 막달사산...
당일 새벽 1시까지만해도
평상시와 다름없는 활발한 태동으로
날 기쁘게 해주던 뱃 속의 딸 아이가
자고 일어난 오전 8시 20분에 불러도, 건드려도
움직이지 않았다.
오전 9시... 40분만에 아이의 죽음을 선고받고
울며 건양대 응급실로 향하던 고속도로 위에서
처음으로
' 오빠랑 나도...지금 이 고속도로 위에서
고통없이 우리 아이들 보러 하늘나라에 가는 건 어떨까...'라는 잠깐의 생각이 스쳐지나 갔다.
내 생애 처음으로 느껴본 '죽음에 대한 의지'
단 몇 초뿐이었지만...
처절한 고통 속에서
다짐했다.
절대 나와 같이 '두 번의 막달사산'은
그 누구도 겪지 않아야한다.
NAVER !!!
그래서 가끔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이 상황에서도
지금 나의 상황, 감정, 수술기록, 진료기록 등
모든 것을 '날 것' 그대로 쓴다.
두 번의 막달사산
이 정도면 로또맞을 확률이 아닌가...
이렇게도 힘들고 불행한 '나'지만
그럼에도 웃으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가끔은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인해
한없이 무너져 울부짖겠지만
그럼에도 또 일어나 '희망'이라는 것을
들쳐메고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허락한 건강한 아이를
품에 안은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며 말해주고 싶다.
저는 두 번의 막달사산을 겪은...
3번의 임신 중
2번의 막달사산과 1번의 유산
어떤 사람들은 저에게
불행한, 불쌍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 하겠지만
결국 소중한 아이를...
살아있는 아이를 만났어요.
그러니 여러분도 반드시 우렁찬 목소리로
자신의 출생을 알리는
건강한 아이를 만날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