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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기

*[11주+4일] 드디어 일반 산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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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6.28


11주+4일

난임병원을 졸업한 뒤 일반 산과에서 진료보는 첫 날.

가슴이 두근두근 걸린다. 아니 두근두근이라기 보다는 두렵고 떨린다.

1차 기형아 검사뿐만 아니라 1주일 동안 보지 못한 아가의 심장이 잘 뛰고 있을지...

예전에는 어떻게 10개월동안 태평하게 그리 잘 지냈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하루, 한 주가 조심스럽고

진료실 앞에서 대기할 때, 초음파가 내 피부에 닿기 직전에 얼마나 떨리는지 모르겠다.

정확히 표현하면 '떨린다'라기 보다는

'어떤 일이 발생해도 담대하게 마음먹자'라는 굳은 다짐을 하고 들어간다.

원장님께서 처음 본 나에게 "슬픈 일이 있으셨네요..."라고 말하는 순간, 내 가슴은 미여진다.

위로해주셔서, 내 슬픔을 조금이나마 알아주셔서 감사하고 그 때의 슬픔이 나를 스쳐갔다.

눈물을 삼키고 초음파를 보기 위해 누웠다.

'제발... 심장아 뛰어줘...'

배에 초음파를 대는 순간, 저번보다 커진 아기의 머리가 보인다.

'아.. 다행이다. 일단 저번보다는 컸으니깐... 괜찮을거야...' 이내 엄마가 걱정하는 걸 알기라도 한 듯

뱃속에서 아가가 허리를 튕기며 놀고있다. 발로 뻥뻥차고 있다.ㅎㅎ

'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나님'

원장님께서도 아기가 잘 움직여서 심장박동 측정하지 않아도 되겠네라고 말씀하셨지만

엄마의 마음은 또 그게 아니니... 사소한 것 하나라도 빼먹지 않고 꼼꼼히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아무리 훌륭하고 전문적인 사람이라도 사람이기에.. 한 순간 실수할 수있다고 생각하기에

제발 ㅠㅠㅠㅠ 꼼꼼히 봐주세요..ㅠㅠㅠ

다행히 목투명대 두께도 통과하고 손, 발가락도 봐주시고, 뇌실(?)도 봐주시고...

사실 알려주셔도 잘 모르겠다.

원장님께서 이 지역의 유명한 초음파 전문의로 알려지셨으니 믿을 수밖에...

"원장님~ 애기 콧대를 잘 보고 오라고 했는데 한번 봐주세요~"

" ㅎㅎ요즘에는 애기 콧대 잘 안봐요. 애기 콧대로 다운증후군 판별은 부정확해요.

이따가 피검사도 진행할거고 제가 봤을때는 아기 건강해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초음파 전문의로 유명하셔서 지역 맘카페, 맘스홀릭 카페에서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11+4일인데... 성별을 알려주셨다! @.@ 또잉...

성별을 알게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순간 훅 들어온 성별에 조금은 놀랐다!

친정아버지가 꿔주신 태몽이랑은 정반대인 것 같다는 생각에 집에 들어와서

'담당의사 초음파 성별'이라고 맘스홀릭, 지역 맘카페에 검색해봤다.

- 저는 12주에 갔는데 성별 말씀해주셨어요. 반전 없었어요!!
- 초기에 성별만 보려고 일부러 가시는 분들도 계세요~ ㅋㅋㅋ
- 저는 11주 말에 갔는데 아들일 것 같다~라고 했는데 반전없었어요!!
- 12주에 딸이라고 이야기듣고 16주에 딸 확정받았어요ㅋㅋㅋ
- 13주에 아들이라고 이야기듣고 원장님께 "반전은 없겠죠~~?"라고 물었더니 의심하지말라고 하셨어요 ㅋㅋㅋ
반전은 없었습니다.


신기하다!!! 몇 십년동안 초음파만 보셔서 스치기만 해도 성별을 아시는 건가?

일단 나 혼자 조용히 알고있어야지~!!

아직 친정엄마를 제외하고는 친정식구들, 시댁식구들, 친구들에게는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나와 신랑은 사실... 아이를 낳고서 주변에 이야기하고 싶다.

살아있는 아이를 우리 두 팔로 안을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고

전과 같은 슬픔을 느끼고 싶지 않기 떄문이다.

친정엄마는 어쩔 수 없이 말씀드렸다. 집안 행사를 참석하지 못해 걱정할 엄마를 위해 솔직히 말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원장님께서 4주 뒤에 보자고 하셨는데 ㅠㅠㅠㅠ 4주를 어떻게 기다리지...

1주마다 가는 병원도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나인데..

아마 나는 2주 뒤에 병원을 방문할 것 같다. ㅠㅠㅠㅠ 먼저 중고로 '하이베베' 알아봐야겠다.



< 11주+4일 >

1차 기형아 검사
- 목투명대
- 시퀀셜(sequential) test / 다운증후군 피검사 (비급여 5만원)
- 정밀 초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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