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풍이를 보낸 지
벌써 일주일의 시간이 지났다.
생각보다 괜찮다며
사랑하는 남은 가족들을 보며
열심히, 행복하게 살자라며
다짐했지만
갑자기 찾아오는 순풍이와의 추억이
생각날 때면 눈물이 뚝뚝 흐른다.
밥을 먹을 때도
텅 빈 하늘을 볼 때도
잠이 들기 전에도
화장실을 다녀와 침대에 앉아있을 때도
내 딸, 순풍이가 너무 그립다.
순풍이
우리 딸내미
항상 고마웠다.
첫째 레몽이가 갑작스럽게 떠났고
임신기간 내내
태동이 아주 적었기에
이번 임신 때는 '태동'에 되게 민감했었다.
그런 엄마의 마음을 아는 지
순풍이는 24시간 내내
뱃 속에서 활발하게 움직여줬다.
얼마나 고마웠던지
얼마나 행복했던지
내 고마움과 행복함이 과거형이네...
슬프다.
순풍이와 나의 건강한 출산을 위해
하루에 1번 꼭 야채식단, 1시간 산책을 했고
좋아하는 노래, 강연을 틀고
이어폰을 낀 채
순풍이와 단둘이 걸었던 하천 산책길
걸을 때도 순풍이는 뱃 속에서
꿈틀꿈틀, 뻥 뻥 찼고
그래서 난 더 행복하게 걸을 수 있었다.
퇴원하고 집에 돌아갔을 때
둘이 아닌
혼자만 그 길을 걷게될 때
난 또 어떻게 이겨내야할까...
레몽이때와 마찬가지로
가는 곳곳마다
우리 아이와 함께한 추억이 묻어있는데
어떻게 또 이겨내야할까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이겨내라'뿐...
나는
우리는
레몽이와 순풍이의 엄마, 아빠니깐.
신랑은 순풍이의 장례를 위해
지금 화장터에 갔다.
순풍이는 작은 관에 수의까지 입고
예쁘게 관 안에 잠들어 있다고 했다.
순풍이의 육체를 떠나보내기 전
다시 한번 사랑한다고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서
순풍이 관에 내 목소리가 들리게끔
핸드폰을 대달라고 했다.
"순풍아...
엄마야...ㅎㅎㅎ
우리 딸 너무 보고싶다.
무서워하지말고...
하나님께서 함께 해주시니깐 겁내지 말고
하늘나라 잘 따라가서
레몽이 오빠, 할아버지랑 잘 지내고 있어...
알았지?
그리고 엄마, 아빠 이름 알지...?
꼭 기억했다가 레몽이오빠랑 손 꼭잡고
다시 와야해 반드시...
순풍아...너무 고마워
엄마가 편지에도 썼듯이
엄마는 지금 이 막달사산, 큰 아픔이 있다해도
너를 만날 수만 있다면
엄마는 다시 또 너를 선택할 거야
그만큼 넌 엄마, 아빠에게 모든 걸 선물해주고
갔어... 너 덕분에 우리는 정말 행복했어
그러니 너무 슬퍼하지말고...
엄마, 아빠
레몽이, 순풍이 엄마아빠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게...
늘 사랑 베풀며 살도록 노력할게...
꼭 다시 만나자 우리
사랑해...
쪽쪽쪽
고마워..."
내 사랑. 내 딸.
박순풍. 박하윤.
꼭 다시 만나자.
사랑해.
* 처방
1. 링겔 제거
2. 채혈 - 빈혈수치 검사: 정상(수혈 필요X)
3.진통제 1알 복용 / 하루 3회, 식후 30분
4.저용량 아스피린, 속쓰림 완화제, 철분제 / 점심식후
5.단유약 - 호르몬약으로써 함부러 처방X
젖이 계속 돌거나 못 참을정도로 너무 아플때
얘기하면 1알정도 추가해줄 수는 있음
혼자 화장실가서 소변가능
아직까지 대변X
세수, 양치질 가능
머리감기, 샤워 X
걷기 가능 ( 조금씩 더 걷자. 서있는게 너무 아픔ㅜㅜ)
1시간 이상 앉아있기 가능
식단은 미역국이 계속 나오고 일반식 나옴
야식도 나옴(후랭크핫바에 덴마크요거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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