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아이의 장례식을 위해 화장터에 갔다.
순풍이와 단둘이 간 그 곳.
작년 2월
레몽이와 간 그 곳을
순풍이와도 가게될 줄 누가 알았을까...
레몽이는 38주6일
3.7kg의 사내아이였다.
그럼에도 레몽이는 재 한 줌 남기지 않았고
오빠는 빈 손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순풍이는 31주3일
1.7kg의 여자아이였다.
그렇기에 순풍이의 유골이 남아있으리라
기대하지 않았지만 내심 남아있길 바랬다...
레몽이가 그 화장터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같이
사라져버린 것이 조금은 내 가슴의 한이 되었기에...
내 마음을 알았던 걸까
순풍이는 자신을 조금 남겼고
기대도 하지 않았던 오빠는 당황스러웠지만
조심스럽게 부탁드려
종이에 쌓은 순풍이의 흔적을
나에게 유리병에 담아 가져다주었다.
지금 내 병실 안에는
순풍이의 유골이 함께있다.
내 딸, 순풍이...
하...
이번 겨울은 더 힘든 날이 되지않을까 싶다
또 한번 왜 내 아이는 태어나지 못했을까라는
사실을 마주치기 두렵지만...
그럼에도 축하할 일이고
귀한생명이 찾아오는 겨울이다.
작년 2월. 아들 레몽이를 잃고
3개월 뒤,
나의 첫번째 친조카인 사내아이가 태어났다.
친조카가 무사히 태어나길 기도했다.
하지만 결국 조카가 태어난 날,
나는 집에서 숨죽여
우리아이는 왜 못 태어났을까라는 현실에
무너져 하염없이 울었다.
올해도 우연의 일치인지
나와 우리언니의 출산예정일은 3일 차이...
또 출산예정일이 4주정도 빠른
우리 형님 딸 아이.
나는 우리 조카들의 커가는 모습을 보며
레몽이, 순풍이를 떠올리겠지...
유치원, 초등학교 등등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우리 아이들도 살아있다면
지금쯤 입학했겠지하며...
그리워하겠지...
조카들에게도 미안하다.
하나뿐인 이모, 작은엄마의 상처로 인해
줘도줘도 부족한 사랑을
많이 주지 못하는 못난 이모이자 작은엄마
이 이모, 작은 엄마가
잘 이겨내서
맛있는 거 많이 사줄게
우리 조카들...
곧 태어날텐데 그 때까지 건강히, 무사히
꼭 잘 태어나주고
너희는 정말 귀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걸
잊지않았으면 좋겠어...
너네는 하나님께서 허락한 귀한 생명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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