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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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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21.일] 2. 순풍이의 흔적 오빠가 아이의 장례식을 위해 화장터에 갔다.순풍이와 단둘이 간 그 곳.작년 2월레몽이와 간 그 곳을순풍이와도 가게될 줄 누가 알았을까...레몽이는 38주6일3.7kg의 사내아이였다.그럼에도 레몽이는 재 한 줌 남기지 않았고오빠는 빈 손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순풍이는 31주3일1.7kg의 여자아이였다.그렇기에 순풍이의 유골이 남아있으리라기대하지 않았지만 내심 남아있길 바랬다...레몽이가 그 화장터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같이사라져버린 것이 조금은 내 가슴의 한이 되었기에...내 마음을 알았던 걸까순풍이는 자신을 조금 남겼고기대도 하지 않았던 오빠는 당황스러웠지만조심스럽게 부탁드려 종이에 쌓은 순풍이의 흔적을나에게 유리병에 담아 가져다주었다.지금 내 병실 안에는순풍이의 유골이 함께있다.내 딸, 순풍이....
*[21.11.21.일] 1. 벌써 일주일 순풍이를 보낸 지 벌써 일주일의 시간이 지났다.생각보다 괜찮다며사랑하는 남은 가족들을 보며열심히, 행복하게 살자라며다짐했지만갑자기 찾아오는 순풍이와의 추억이생각날 때면 눈물이 뚝뚝 흐른다.밥을 먹을 때도텅 빈 하늘을 볼 때도잠이 들기 전에도화장실을 다녀와 침대에 앉아있을 때도내 딸, 순풍이가 너무 그립다.순풍이우리 딸내미항상 고마웠다.첫째 레몽이가 갑작스럽게 떠났고임신기간 내내태동이 아주 적었기에 이번 임신 때는 '태동'에 되게 민감했었다.그런 엄마의 마음을 아는 지순풍이는 24시간 내내 뱃 속에서 활발하게 움직여줬다.얼마나 고마웠던지얼마나 행복했던지내 고마움과 행복함이 과거형이네...슬프다.순풍이와 나의 건강한 출산을 위해하루에 1번 꼭 야채식단, 1시간 산책을 했고좋아하는 노래, 강연을 틀고이어폰을 ..
*[21.11.17.수] 3. 건양대입원 저녁 7시응급실 앞 창구를 통해 입원수속을 하고신관 6층 산부인과 병동으로 올라갔다.산부인과 병동이라해서산부인과 환자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간호통합서비스 병동으로다양한 진료과 환자분들이 입원해 계셨다.아이를 낳은 다른 산모분과 마주치지 않기위해1인실 병동으로 예약했고 이전에 산부인과로부터 보호자가 코로나 검사, 밖으로 절대 나가지 않는조건하에 보호자 동실을 허락받았다.도착해서 간호사님이 주신 환자복으로 갈아입고전공의 선생님의 수술 진행과정, 주의사항 등설명을 해주시고 동의서를 작성했다.그리고 간호사님의 호출로키, 몸무게를 측정하고지금까지의 산과력, 병력, 복용약물, 직업, 배우자 전화번호 등 환자기록을 했고낙상방지 등에 대해 동의서를 작성했다.병실로 돌아갔고조금 이따가 간호사님이 오셔서혈압, 체..
*# 9 - 보고싶은 레몽이에게 사랑하는 레몽아잘 지내고 있어~??엄마, 아빠는 너가 보내준 동생이랑잘 지내고 있어그래도 너가 보고싶은 마음은줄어들지 않는구나.엄마, 아빠는 가끔 뱃속의 동생얘기를 할 때우리도 모르게 레몽이라고 부를 때가 있어...그 만큼 레몽이가 보고싶고 그리운 마음이큰 거 같아...레몽아오늘은 동생보러 병원에 갔었어~왜 우리 레몽이는 임신기간 내내 태동이 조용했을까교수님께 여쭤보니아마 레몽이 너가 힘들어했을거라는 얘기를 듣는데마음이 너무 아팠어.엄마는...우리 레몽이가 차분하고 얌전한 아이라고만생각했었어...많이 미안해우리 레몽이가 엄마, 아빠 품에 안기지 못한 거는다 엄마때문이야.미안해 레몽아그리고 고마워뱃속에서 힘들고 많이 지쳤을텐데도엄마, 아빠 보겠다고 38주6일까지 잘 견뎌줬구나싶었어우리 레몽이가 얼마나 고생..
*# 8 - 그립고 또 그리운 너 막달사산을 겪어본 사람만이 우리들의 슬픔을 알지 않을까 다른 슬픔보다 내 슬픔이 크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란 자기 손톱 밑의 가시가 제일 아픈 법이니..! 어떤 아픔, 슬픔이 더 크냐기 보다는 지금 당장 자기 손톱 밑의 가시가 제일 아픈 것처럼 모두들 본인의 아픔, 슬픔이 제일 큰 것이 당연하다. 막달사산 후에 아이를 다시 품고 낳으신 분들의 글을 읽을 때 많이 공감간다. 가족 친지들, 주변 사람들은 다시 태어난 아기로 인해 막달사산으로 인해 잃은 아이에 대한 슬픔이 싹 가실거라 생각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갓 태어난 아기를 보고 하늘나라에 먼저 간 아이도 이렇게 작고 사랑스러웠겠지 하는 마음에... 젖 한번 못 물려보고 보낸 애통한 마음에... 새근새근 잠자는 아이의 모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