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주가 되었다.
앞의 숫자가
1에서 2로
2에서 3으로 넘어갈 때마다
기쁨과 함께 정말 다행이다라는 안도감이
제일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
오늘 새벽에는
다시는 꾸고싶지 않은 꿈을 꿨다...ㅠㅠ
막달되면 호르몬으로 잠을 깊게 못자서
꿈을 자주 꾸게되는 렘수면상태가 많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것일까...
꿈에서 나는...
휴... 정말 생각하고 싶지않다...ㅠㅠ
하지만 나와같이
유산, 사산을 겪은 산모분들이
혹여라도 비슷한 꿈을 꾸게됐을 때
'토닥토닥~ 저도 그런 꿈 꿨어요...ㅠㅠ
무서우셨죠? 저도 무섭고 넘 놀랐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우리 힘내요 :-)'라고
위로와 공감의 손길을 나눠주고 싶어
이 글을 쓴다.
꿈 속의 배경은 롯데마트
주변을 둘러보니 미미, 쥬쥬 등 아이들 장난감 코너다.
거기서 나 혼자 공허한 눈빛으로 장난감을 둘러보며
그냥 터벅터벅 걷고 있다.
그 때, 내 눈에 보이는 것은...
홀쭉한 배...
아... 꿈에서 나는 레몽이와 같은 사건을...
더 이상 말을 못 하겠다.
왜...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또 주셨을까
너무 가혹하고 가혹하다
이번에는 아무렇지 않게
씩씩하게 살아갈 자신이 없다.
도대체 왜..!!!
아이를 임신하기까지
난황 이후 아기를 보기까지
아기의 심장소리를 무사히 듣기까지
무사히 12주가 지날 때까지
1차, 2차 기형아 검사가 무사히 끝날 때까지
2주, 4주마다 아이를 보러 갈 때까지
매 순간순간
스스로를 다독이며 잘될거라는 굳은 믿음과 씩씩함으로 버텼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꿈 속에서 본 나의 공허한 눈빛과
피폐된 영혼.... 몸을 이끈채
뭐라도 붙잡고 싶은 마음에
건양대 담당교수님께 찾아가는 도중
꿈에서 깼다..
하...하...
숨을 몰아쉬며 꿈에서 깼다.
꿈에서 깬 순간, 큰 배의 무거움이 느껴졌고
다행이라는 안도감에 눈물이 났다.
옆에서 자는 오빠를 내가 붙잡고 울었다.
오빠는 놀라서 인나 토닥토닥...
"괜찮아...괜찮아... 모든게 꿈이야..."
힘겹게 일어나 침대에 걸터 앉았다.
그 순간 뱃속의 아이가 발로 뻥찼고
태동이 느껴지는 순간...
저 가슴 깊이 묻어둔 두려움에서 나온 한 맺힌 소리와
울음이 점점 커져갔다.
하염없이 통곡했다.
통곡하면서 속으로 기도했다.
하나님...제발 우리 아이 이번에 꼭 지켜주세요.
제발요...제발...우리 반드시 아이 만나야합니다.
제 목숨이 조금 줄어들더라도
우리아이 제발 건강히 만나게 해주세요.
그리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태동 느끼게 해주시고 살아있음을
확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ㅠㅠㅠ
조금씩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 앉히고
어둠속에서 뜬눈으로 지내다
어느 순간 다시 잠이 들었다.
인나서 씻고 집안을 돌아다니는 나에게
오빠는 무슨 꿈을 꿨길래 그리 울었냐며
물었지만 입 밖에 꺼내고싶지도 않았다...
너무 무서운 꿈이었기에....
하지만 오빠는 어떤 꿈인지 알기라도 하듯이 말했다.
" 이제 2개월정도 남았으니 우리 서로 더 노력하자.
잘될거야 걱정마.. "
어쩌면 나뿐만 아니라
오빠도 아이를 안기까지 같은 두려움을 느끼고
있기에 어떤 꿈인지 알지 않았을까...
요새 주변 지인들의 출산소식이 많이 들린다.
옆집 새댁도 며칠 전 아이를 무사히 낳고
집으로 돌아오고
나의 출산예정일 전에
가까운 가족들의 출산이 예정되어 있어서
나도 모르게 긴장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이번에는 꼭 다른 산모들처럼 건강히 아이를 낳아
조리원에서 같이 퇴원해서 집에 오고싶다.
주님...
저의 아기를 포함해 모든 엄마 뱃속에 아기들이
건강히, 힘차고, 우렁찬 목소리로 울며
무사히 태어날 수 있게해주세요!
산모도 아이도 건강하게 무사히 출산할 수 있도록
은혜 베풀어주실거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이 많으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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