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입원하는 날이다.
산부인과 담당교수님께서
입원 전
건양대 류마티스내과(자가면역질환),
내분비내과(갑상선저하증) 진료를 보라고 하셨다.
기존에도
집 근처 일반내과에서 갑상선저하증
충북대 류마티스내과에서 진료를 받고 있었지만
두 번째 막달사산이 일어난 이후
그리고
수술 전에 한번 더 종합적으로 내 상태를
확인하시고 싶으신 것 같다.
병원에 도착해서 기다리는 동안
네이버 맘스홀릭 카페에 있는
'막달사산' 관련 글들을 읽었다.
그 중에는 20년초에 레몽이를 보내고
쓴 내 글도 있었다.
막달사산...
생각보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드문 일도 아닌
고통스럽고 이상한 일...
많은 산모들이 막달사산을 처음 겪고서
다음 임신 때는 무사히 출산했다.
그들로부터 얻은 희망
순풍이를 품는 내내 불안과 두려움과 싸워야했고
그 분들의 글로부터 희망과 용기를 가졌었다.
나 또한 이번에 순풍이를 무사히, 건강히 낳아서
다른 분들께 희망을 주고 싶었는데...
많은 의사들이 막달사산에 대해
교통사고와 같이 운이 정말 없는 거다
절대 두번은 일어나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아라
최대 36주까지 크녹산 주사, 아스피린, 고용량엽산 처방하면 잘 낳는다라고 말한다.
근데 난 왜...
난 왜 적극적으로 처방했음에도
또 운이 안 좋았던 걸까...
인터넷 어디를 찾아봐도
'막달사산 두 번'에 대한 검색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잠시나마 내가 너무 불쌍해보이고 불행한 사람같이
느껴진다.
류마티스내과 진료실 앞...
나는 멍한채로 있기도 하고
지금처럼 나의 모든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애쓰고 있다.
내 이름이 불렸고 들어갔다.
이야기를 했고 제일 궁금했던 사항을 물었다.
"충북대에서 처방받은 옥시크로린정을 제가 안 먹어서 그런가요...? 옥시크로린정이 애기한테 100프로 안전하지 않다고 하셨고 진단기준에 따르면 저는 약을 복용하지않아도 된다고 하셔서 1일 1약 처방을 저는 먹지 않았어요...."
또 그렇게 울음이 터졌다.
교수님 말씀을 정리하자면
충북대 검사결과, 항인지질 증후군 음성,
루푸스도 음성이고
ana항체가 양성이지만 그 수치가 1:160으로
진단기준에 따르면 전혀 위험한 수치가 아니라고
하셨다. 굳이 약을 처방하지 않는 수치이며
처방한 옥시크로린정을 먹지 않았다고
막달사산이 일어나지는 않는다며 말씀해주셨다.
또한 옥시크로린정은 안전한 약이라고
전혀 걱정할 약물이 아니라고 하셨다.
자가면역질환을 앓고있는 임산부들 모두
복용중이며 아기에게 위험한 요소가
산모들이 걱정하는만큼 큰 게 아니라고 하셨다.
엄마들이 생각하는 그런 큰 위험이 아니며
이 약물의 동물실험 결과, 구순구개열이 발생한 케이스가 있는 정도라고만 하셨다.
위로가 됐다.
내가 옥시크로린정 약을 안 먹어서
우리 아이가 떠난 게 아니구나...
권미혜교수님께서는
내 마음이 얼마나 힘들지...
상심이 크겠다며 위로해주셨고
이성기교수님께서 이 분야에서 유명하시고
유능하신 분이니 잘 될거라며
추후 류마티스내과에서 진료를 받게되면
잘 해보자고 하셨다.
수술을 위해 류마티스내과에서는
별도로 주의사항이 없다며
마취과에 기록을 남겨놓으시겠다고 하셨다.
이따 오후에는 갑상선저하증으로
건양대 내과에 방문할 예정...
또 한 번 뱃속의 순풍이를 품은 채
다녀와야겠다.
건양대 류마티스내과 초진
진료비 11,000원
신랑 손을 꼭 잡고 친정집으로 돌아오는 길
근처 벤츠에 앉았다.
가을 낙엽이 떨어지는데 어찌나 예쁘던지
그 때 고양이 한 마리가 우리곁에 오더니
갑자기 배를 뒤집어 보여주고
스트레칭하고...애교를 떠는데
고양이덕분에 미소를 지었다.
우리 슬픔을 고양이가 아는걸까...
이렇게 우리를 위로해주네...
아니면 우리 레몽이나 순풍이가 잠시 곁에
와준걸까... 그렇게 믿고 싶었다.
동네 아저씨가 나타나더니
야옹이 절친이신 것 같다.
아저씨를 졸졸 따라다니며 밥, 물을 얻어먹고
아저씨랑 즐겁게 노는 귀여운 고양이
고마워 야옹아
너 덕분에 우리가 잠시나마
미소를 지을 수 있었어
너도 참 소중한 생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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