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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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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 입원실 문 그리고 비어져있는 내 아이 이름 제왕절개 수술 24시간 이후부터 물 먹고 걸을 수 있다고 했다. 소변줄도 뺐고 하루 빨리 걸어야 몸이 회복속도도 빠르다고 해서 걷기에 도전해봤다. 이전에 수술후기 봤었는데 수술 후 걸을 때 내장이 쏟아지는 느낌이라고해서 진짜 쏟아지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에 인났다. 사실 누웠다가 등을 올려 앉는 것도 정말 힘들다. 배에 힘이 잘 들어가지않아 옆에서 무조건 도움을 받아야했고 두 발로 일어서는 순간, 허리는 잘 펴지지 않고 숨이 차고 어지러웠다. 숨쉬기가 너무 힘들어서 입술에 물을 조금씩 적셔서 마셨다. 다행히 내장이 쏟아지는 느낌은 없었다. 내 입원실에 나와서 링겔을 끌고다니며 병실복도를 걷기 시작했다. 101호 박○○님. 아들 3.59kg 105호 김○○님. 딸 3.12kg 108호 윤○○님. 딸 3.58..
*#2 - 응급제왕수술 오전 10시 30분쯤 시작한 응급 제왕절개수술을 마치고 수술실에서 나올 때쯤 의식이 돌아왔다. 수술침대에 들려 입원실로 향했고 신랑의 얼굴을 봤다. 다리는 움직이지 못했고 온 몸이 사시나무 떨듯이 엄청 추웠다. 수술끝나고 춥다고 한 이유가 있구나... 많이 나온 배는 여전히 그대로인데 나는 느꼈다. 텅빈 배... 우리아기가 어디론가 가버려 텅비고 공허하 내 배... 신랑에게 우리아기 얼굴봤냐고 물었고 신랑은 애써 웃음지으며 나를 닮았다며 머리숱도 많고 내 신생아시절의 사진과 똑같이 생겼다며 말했다. 그렇구나...ㅎㅎ 우리아가 넘 예뻤겠다. 넘 예뻤겠다... 우리아가는 지금 영안실같은 곳에 보관되어 있고 신랑은 병원측과 장례절차에 대해 논하고 온다고했다. 말이 영안실이지... 산부인과에 영안실이 어딨어....
*헤파린(크녹산, 크렉산)주사 - 안 아프게 맞는 방법 습관성 유산자, 막달사산 경력이 있는 산모들은 병원에서 헤파린 주사를 처방받는다. 헤파린 주사는 혈액을 묽게 해주어 산모와 뱃 속의 아이의 혈액순환이 원활하도록 도와준다. 추후 '엽산대사 이상 증후군'에 대해 얘기하겠지만 엽산대사에 이상이 있는 경우, 혈중 호모시스테인이란 물질이 쌓여 혈전을 형성해 혈관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우리 첫째 레몽이가 떠난 원인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혈전문제일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출산 담당의한테 들었고 건양대 습유검사를 통해 엽산대사 이상, 혈전수치 이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처럼 혈전방지 등 혈액순환을 원활하기 위해 주사를 처방받는데 초기유산이 자주 발생하거나 난임인 산모들은 보통 임신 12주~16주까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나의 경우, 38주6일 막달사산 경력으로..
*[20주+2일] 왼쪽 아랫배가 시큰시큰, 찌릿찌릿, 묵지하니 아파요 며칠 전부터 저녁밥을 먹고 산책을 나가면 5분 있다가 왼쪽 아랫배가 넘 시렸다. 시큰시큰 찌릿찌릿 묵직하니 걸을 때, 허리를 피지 못하고 숙이고 걸을 정도 결국 산책 나가자마자 다시 들어왔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괜찮아졌다. 이 맘때쯤 산모들이 모두 느끼겠지만 다른 끼니때는 안 그런데 유독 저녁밥만 먹으면 배가 왜이렇게 커지고 무거워지는지ㅠㅠ '저녁먹고 배가 커져서 아픈건가..? 밥먹고 바로 산책나가서 그런건가..?' 오늘 아침은 평상시와 달랐다. 어제 저녁부터 아팠던 왼쪽 아랫배가 아침 기상부터 저녁 8시까지 하루종일 묵직하니 시려서 일어나서 걷기 힘들어 계속 누워있었다. 이전에 자궁내출혈이 조금 남아있다는 얘기에 불안한 마음으로 청주 산부인과 병원(건양대병원 전원 전에 다녔던 난임, 일반산과병원)에 달..
*[19주+4일] 건양대 내원, 초음파 2주 전 건양대병원 내원하여 주치의 이성기교수님과 면담 진행 후 초음파를 봤다. 이성기 교수님께서 그 동안 불편한 건 없었는지, 태동할 시기인데 언제부터 태동을 느꼈는지 물으셨다. 아기 태동은 16주 4일부터 느꼈고 2주 동안 헤파린 주사(크렉산, 크녹산주사)를 맞지 않아 두렵고 무서웠지만 아기가 태동을 해준 덕분에 잘 버틸 수 있었다고 말씀드렸다. 초음파는 옆에 초음파실에서 다른 레지던트 선생님께서 봐주셨고 아기 머리, 몸통 둘레, 허벅지 뼈 길이, 심장이 뛰는 거, 태반이 잘 위치되었는지 그리고 질초음파를 통해 자궁경부 길이를 측정해주셨다. 다시 이성기 교수님과의 면담 2주 전, 오늘 초음파 사진을 보여주면서 자궁쪽에 검은색으로 보이는 무늬(?)의 크기 변화를 가리키시면서 이게 '자궁내출혈'이라고 하..
*[습유] 건양대학교병원 / 습관성 유산(습유) 검사 받기 & 결과 38주 6일 막달사산 (자궁 내 태아 심점지) 양수가 터져서 산부인과에 가서 낳기 전에 태동검사를 했는데 태동이 잡히지 않았어요..분명 30분 전까지만 해도 발로 빵빵차고 딸국질도 했는데.... 3개월 뒤 바로 임신했으나 8주 계류유산으로 소파수술 난황만 보이고 아이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크지 못함....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이 되서 그런 줄 알았으나.. 원장님께서 초기유산 3번 이상 또는 막달 사산 1번, 초기유산 1번 총 2번의 경우에도 습관성 유산일 수 있으니 '습관성 유산' 검사를 추천해주심! 전국에서 습관성 유산, 자가면역질환의 난임 등으로 유명한 대전 건양대학병원 이성기 교수님 진단하에 - 자가면역검사 - 혈전수치 검사 (원인을 모르는 자궁내 태아심정지 막달사산의 경우, ..
*[11주+4일] 드디어 일반 산과로 이동 2021.6.28 11주+4일 난임병원을 졸업한 뒤 일반 산과에서 진료보는 첫 날. 가슴이 두근두근 걸린다. 아니 두근두근이라기 보다는 두렵고 떨린다. 1차 기형아 검사뿐만 아니라 1주일 동안 보지 못한 아가의 심장이 잘 뛰고 있을지... 예전에는 어떻게 10개월동안 태평하게 그리 잘 지냈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하루, 한 주가 조심스럽고 진료실 앞에서 대기할 때, 초음파가 내 피부에 닿기 직전에 얼마나 떨리는지 모르겠다. 정확히 표현하면 '떨린다'라기 보다는 '어떤 일이 발생해도 담대하게 마음먹자'라는 굳은 다짐을 하고 들어간다. 원장님께서 처음 본 나에게 "슬픈 일이 있으셨네요..."라고 말하는 순간, 내 가슴은 미여진다. 위로해주셔서, 내 슬픔을 조금이나마 알아주셔서 감사하고 그 때의 슬픔이 나를 스..
*#1 - 2020. 2. 11. 화. AM 1:30 너를 그렇게 보내고 2018년 결혼 후 1년 반만에 첫 아이를 임신하게 되었다. 그렇게 10개월동안 내 뱃속에서 품은 아이를 얼굴도 보지 못한채 허망하게 보내게 될 줄이야 2020. 2. 11. 화요일 새벽 1시 그날따라 잠이 더 오지 않아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시상식을 재방송으로 또 보고 있었다. 갑자기 밑에서 주르륵 물이 새는 느낌이었다. 이게 뭐지? 재빨리 화장실로 가보니 속옷에 흰색 물이 젖어있었다. '이게 뭐지? 소변인가? 양수인가? 소변은 안 마려운데.. 한번 힘을 줘볼까? 주르륵... 어? 이건 소변이 아닌데?' 자고 있던 신랑을 깨우고 산부인과에 얼른 전화를 걸고 미리 싸둔 출산 가방을 끌고 집앞 5분 거리의 기존에 다니던 출산 산부인로 새벽에 차를 타고 달려갔다. 신랑이 주차를 하는 동안, 병원 1층에서 ..